김해 3개 장애인센터 공동 조사결과 발표
휠체어 안전장치 52% 불량…있어도 고정 문제
휠체어 고정 도와 주는 버스기사는 19%뿐
승하차 버스 리프트는 95% 정상 작동 '합격'

장애인 탑승이 가능한 김해지역 저상버스 2대 중 1대는 휠체어 안전장치가 없거나 작동이 불량해 교통약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해장애인인권센터,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진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공동으로 조사한 '김해시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김해 저상버스 126대 중 72대(57%)에서 휠체어 안전장치 불량이 확인됐으며, 안전장치가 있더라도 신속한 고정에 문제가 있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장애인 탑승이 가능한 저상버스이지만 휠체어 고정장치가 없어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는 한 장애인의 모습. /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장애인 탑승이 가능한 저상버스이지만 휠체어 고정장치가 없어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는 한 장애인의 모습. /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이번 모니터링은 2025년 5월부터 10월까지 김해지역 5개 버스회사(가야IBS·동부교통·김해BUS·태영고속·신어BTS)가 운행하는 저상버스 131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장애인 당사자와 비장애인 활동가 등 20명이 직접 버스에 탑승해 정류장 환경, 리프트 작동, 휠체어 고정, 기사 응대 태도 등을 점검했다.

조사 결과, 저상버스의 기본 전제인 '안전한 승·하차'를 위한 버스 리프트 작동은 대부분(92%) 정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5%)는 작동이 불안정했고, 작동되지 않았다는 대답(1%)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휠체어 안전장치였다. '안전장치가 구비돼 있고 실제 사용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57%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장치가 아예 없거나, 바닥 홈에 이물질이 끼어 고정이 되지 않거나, 버스 기사가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빈번했다.

운수 종사자의 지원도 충분하지 않았다. '휠체어 고정을 도와줬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사실상 아무런 고정 지원을 받지 못한 셈이다. 보고서는 "이는 단순한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이용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 지원 의무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리프트를 통해 버스에 승차하고 있는 장애인 승객. / 김해장애인인권센터
리프트를 통해 버스에 승차하고 있는 장애인 승객. /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손을 들어 버스 승차의사를 밝히고 있는 한 장애인 /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손을 들어 버스 승차의사를 밝히고 있는 한 장애인 /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정류장 환경 역시 큰 걸림돌이었다. 불법 주정차 차량, 전봇대와 화단, 좁은 대기 공간 등으로 인해 휠체어가 정류장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실제로 일부 참여자는 "정류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저상버스를 눈앞에 두고도 탑승하지 못했다", "차량이 인도에 붙지 못해 차도로 내려가 리프트를 타야 했다"고 증언했다.

배차 정보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컸다. '김해시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저상버스 도착을 확인하고 나갔지만, 일반버스가 대신 오는 사례가 반복됐고, 기사들이 교통약자 예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정차 위치가 엇갈리는 경우도 잦았다.

반면 버스 기사가 장애인 승객의 승하차 시 안전을 확인한 후 출발하는 경우는 94~97%로 합격점을 받았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김해시의 저상버스 정책은 '도입률' 중심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이용 가능성과 안전 확보라는 본질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휠체어 안전장치 전수조사 및 즉각 개선 ▲리프트 정기점검 의무화 ▲휠체어 고정 지원 의무 명문화 ▲배차 정보 정확성 확보 ▲운수 종사자 대상 장애 인권·이동권 교육 강화 ▲정류장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모니터링단은 "저상버스 문제는 단순한 교통 서비스의 불편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이동권의 문제"라며 "김해시는 물리적 보급 단계를 넘어, 실제로 탈 수 있고 안전한 저상버스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보고서는 향후 김해시와 경상남도 전반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과 정책 변화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