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를 수혜자라니... 김해 장애인단체, 대중교통과장 발언 규탄
저상버스 이용 실태 간담회 중 논란 발언, 4개 단체 이동권은 시혜 아닌 권리

경남 김해시의 장애인 단체들이 시 공무원의 부적절한 발언을 강하게 규탄하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김해서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진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4개 단체는 지난 3월 11일 김해시 대중교통과와 함께 ‘2025 차별시정 모니터링단’이 진행한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를 공유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간담회 말미, 한 활동가가 “저는 매일 교통약자 콜택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발언하자 김해시 대중교통과장이 “수혜자네, 수혜자”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교통약자 콜택시는 버스나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중교통의 대체 수단이라며 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동정의 대상인 수혜자가 아니라 정당한 요금을 지불하는 동등한 승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혜자’라는 표현은 장애인을 수동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공직자로서 인권 감수성이 결여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4개 단체는 3월 12일 김해시청 앞에서 “김해시 대중교통과 과장의 장애인 차별 발언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1인 시민행동을 진행했다.
송가영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소장은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시혜로 치부하며 ‘수혜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공직자로서 자격을 의심하게 만드는 망언”이라며 “공식 항의와 1인 시위에도 불구하고 해당 과장이 현재까지 어떠한 해명이나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효영 김해장애인인권센터 소장 역시 간담회 당시 공직자의 태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 단체장들과의 공식 회의 자리에서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모습은 단순한 무례를 넘어 시민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현장의 버스 운전원을 탕발이라고 비하하고 장애인을 수혜자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공직자의 올바른 언어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과 운전원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인식 개선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 있고 처벌 위주의 행정만 강조되면서 현장의 오해와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며 권위적인 태도를 멈추고 스스로 역할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동 진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도 교통약자 콜택시는 행정이 베푸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이동권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공 교통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저상버스 도입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에서 교통약자 콜택시는 장애인과 교통약자의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대체 교통수단이라며 그럼에도 교통약자를 수혜자라고 규정하는 발언은 이동권을 권리가 아닌 시혜로 왜곡하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장애인과 교통약자를 시민이 아닌 행정의 도움을 받는 존재로 격하시키는 매우 부적절한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개 단체는 김해시에 ▲해당 공무원의 장애인 차별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전 부서 공무원 대상 대면 인권교육 실시 ▲교통약자의 이동을 권리로 인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단체들은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선택적 복지가 아닌 기본권”이라며 “행정이 시혜적 인식에서 벗어나 권리 기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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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미디어공동취재단 최문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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